꽁꽁 숨겨놓았던 기억들은 물질 속에 봉인되었다가, 불쑥 예기치 않은 대상과의 조우로 나타난다. 어떤 기억은 당혹스럽고, 어떤 기억은 달콤하게 포장되어 가장 행복했을 어느 시간으로 되돌려 놓는다. 우연히 한 입 베어 문 마들렌 조각이 잃어버렸던 과거의 기억을 재생시켜 주는 것처럼 일곱 작가들의 상상력을 모은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갤러리 룩스>라는 상자안에 어릴적 달콤한 기억을 재생시켜주는 장치로서 작용한다.
임안나는 기억과 상상을 오가는 “상상 유희”를 통해 상상 속 공간 과 사물을 재구성함으로서 새로운 세계를 연출해 낸다. 마치 꿈을 꾸고 있는 듯 새하얀 공간속에서 오브제들은 기능과 관념을 잊은 채 망상과 현실사이를 부유한다. 손준호는 잊혀져버린 어린 시절의 호기심을 일탈을 꿈꾸는 동화적 캐릭터를 통해 위트 있게 연출하고 임준영은 도시 속 인간의 생명력과 활동성을 건축물과 물 사이의 유기적이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 인화하는 과정에 쌀을 뿌리는 기법으로 동양의 주술적인 전통과 소망을 표현하는 하형선의 창 밖 풍경은 한줌 뿌려 놓은 쌀알 흔적들로 인해 생경한 풍경을 연출해 낸다. 이 우연한 효과는 관람자로 하여금 눈이 오는 풍경을 상상하게 한다. 조각을 전공한 김보라는 생명력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물이라는 매체를 통해 사물과의 소통을 꿈꾸고, 지희장은 이제는 접하기 힘들어진 ‘옥춘’을 소재로 이제는 사라져가는 알록달록 색색의 아름다움을 설치와 퍼포먼스 비디오 작업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조은강은 비누방울의 우연적이고 찰나의 세상을 사진적인 순간의 미학으로 표현한다. 그녀가 만드는 비누방울은 홀연히 어딘가로 사라져 버린다. 붙잡지 않으면 사라져 버리는 어떤 꿈같은 세상… 그리고 환상…
<달콤한 상상>에 초대된 이 일곱 작가는 자신들의 꿈과 실험적 사고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갤러리 룩스 안에 들여놓았다. 코끝이 빨개지고 시린 겨울날, 이들의 작가의 풍부한 사고와 상상력을 통해 달콤하고 따뜻한 꿈속으로 빠져들어 함께 소통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